Freedom through Truth

학사 졸업

돌이켜보면 대학 시절은 내게 있어 경로를 수정해나가는 과정이었다.

원래 가고자 했던 길은 의학 분야였다. 세 번의 도전 끝에도 그 길은 끝내 열리지 않았고, 나는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당시의 생각은 명료했다. 생명 그 자체를 직접 다루지 못한다면, 생명이 살아가는 터전인 환경에 기여하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생각으로 사회환경공학을 전공으로 삼았다.

하지만 아쉬움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1학년 시절은 길을 잃고 그저 부유하는 느낌에 몸을 맡기어, 전공 공부보다는 도서관에서 이런저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흐름을 바꾼 것은 군 복무와 그 이후의 경험이었다. 군 생활은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을 주었고, 제대 후 떠난 두 달간의 미국 여행은 그 성찰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곳에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각자의 미션을 향해 우직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 안의 불꽃 또한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여행을 끝마칠 무렵, 복학하면 어떤 목표를 추구할지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환경이라는 거시적인 틀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그보다는 우리의 삶과 일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으로는 현재 문명의 흐름을 바꾸어가는 AI 기술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열망이 내 안에 더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생각의 전환과 함께, 나는 새로운 다짐으로 2학년 과정에 복학했다.

1학년 때 학점 관리에 소홀했던 탓에 전자공학이나 컴퓨터공학 등 다른 학과로의 전과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융합전공’이라는 제도를 통해 실질적으로 CS / AI 분야의 학문을 깊이 있게 접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C, Java, Python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인공지능, 컴퓨터비전, 디지털영상처리 등 심화 분야까지 다양한 CS 과목들을 수강했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기 모델링 실습처럼 본래 전공 지식과 AI를 융합하는 수업 등 여러 응용을 탐구했다.

배움의 영역은 단순히 기술의 추구에 그치지 않았다. 법학, 경영학, 경제학 수업 등을 통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했고, 창업 동아리와 금융 투자 동아리에서의 활동을 통해 실물 경제와 시장 속 플레이어로서의 경험을 쌓았다.

마지막 학기부터는 자연어처리(NLP) 연구실에서 학부 연구생으로 활동하며 연구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AGI의 연구 및 개발을 추구하며, 이를 사람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도구로 만들어 내는 데 앞으로의 노력을 집중시키고자 한다.

Graduation